은퇴 준비, 왜 ETF를 10년 이상 꾸준히 사 모아야 할까?

2026년 11월, 주식시장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산업에 대한 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기술주가 급락했고, 국내 증시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AI가 앞으로 수십 년간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았지만, 시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라졌다.

주식투자를 오래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상승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가 하락장에서 그동안 벌었던 돈을 대부분 잃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원금까지 크게 손실을 보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은퇴를 위해 자산을 모아야 하는 일반 직장인은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개별 종목의 단기적인 주가를 예측하기보다,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 ETF를 10년 이상 꾸준히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

개별 종목 투자의 가장 큰 어려움은 매수 시점보다 매도 시점을 결정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주가가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 팔지 못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언젠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계속 보유하게 된다.

그런데 기업의 성장 전망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산업 환경이 바뀌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고, 과거에 높은 수익을 올렸던 종목이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은퇴자금처럼 반드시 필요한 돈이라면 특정 기업의 미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래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것이 ETF다.

ETF는 무엇이 다를까?

ETF는 여러 주식이나 채권을 하나의 상품에 담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펀드다.

예를 들어 미국의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하면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기업들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특정 기업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미국 대형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것이다.

물론 ETF도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하면 손실을 본다. 절대 안전한 상품은 아니다.

다만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경영 문제에 투자 성과 전체가 좌우되는 위험을 어느 정도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투자를 생각한다면 미국 S&P500에 투자하는 VOO, 미국 전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VTI, 전 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VT 등이 대표적인 검토 대상이다.

은퇴 준비를 처음 시작한다면 복잡한 테마형 ETF를 여러 개 매수하기보다, 투자 대상이 넓고 운용비용이 낮은 대표 지수 ETF부터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매월 50만 원씩 20년 투자한다면?

장기 적립식 투자의 핵심은 주식시장의 바닥을 정확히 맞히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ETF를 매수하면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더 많은 수량을 사고, 상승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량을 사게 된다.

예를 들어 매월 50만 원씩 20년간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자.

20년 동안 납입한 원금은 총 1억 2천만 원이다.

여기에 연평균 5%의 수익률이 발생하고 수익을 계속 재투자한다고 가정하면, 20년 뒤 평가금액은 약 2억 원이 된다.

물론 실제 주식시장이 매년 일정하게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세금과 수수료, 물가 상승도 고려해야 하며 20년 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이 사례는 장기투자에서 시간과 꾸준한 납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매일 주식시장을 들여다보며 매매하는 것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방식이 은퇴 준비에는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배당 ETF도 고려할 만하다

은퇴자금을 준비하면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또 다른 상품은 배당 ETF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SCHD가 있다.

SCHD는 배당을 지급하는 미국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로, 장기적으로 배당과 자산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은퇴 이후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마련하고 싶다면 검토할 만한 상품이다.

다만 배당을 많이 지급한다고 반드시 좋은 투자는 아니다. 배당금이 줄어들 수도 있고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배당수익률 자체가 아니라 배당과 주가 변동을 모두 포함한 전체 투자 성과다.

개인적으로는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넓게 분산된 지수 ETF를 중심으로 자산을 모으고, 은퇴가 가까워졌을 때 배당 ETF나 채권,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검토하는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10년 이상 버틸 수 있느냐다

ETF 장기투자의 가장 큰 적은 주식시장 폭락 자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바로 하락장에서 투자를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다.

생활비나 대출 상환에 필요한 돈까지 투자했다면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 어쩔 수 없이 매도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은퇴를 위한 ETF 투자는 반드시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여유자금으로 시작해야 한다.

또한 은퇴까지 10년 이상 남았다고 해도 주식에 모든 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투자 기간과 본인의 위험 감수 능력에 맞는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나는 은퇴 준비의 핵심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10년, 20년 동안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도 주식시장은 여러 차례 크게 상승하고 하락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때마다 시장의 바닥과 고점을 맞히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매번 시장을 예측하는 것보다 꾸준히 자산을 쌓아가는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은퇴 준비는 내일 오를 주식을 찾는 것이 아니라, 10년 뒤에도 유지할 수 있는 투자 원칙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저비용의 대표 지수 ETF를 장기간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방법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