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면접을 보고 나면 누구나 결과가 궁금해진다.
면접을 잘 봤다는 생각이 들면 기대감이 커지고, 반대로 답변이 조금 아쉬웠다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계속 그 장면이 떠오른다. 며칠 동안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혹시 모를 연락을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여러 경력직 면접을 경험하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경력직 면접의 결과는 생각보다 일찍, 어쩌면 면접 당일에 상당 부분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물론 모든 회사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내가 경험하고 지켜본 경력직 채용에서는 면접 직후 이미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상당 부분 정리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력직 면접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진행된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대기업은 채용 절차가 비교적 체계적이고 여러 단계의 면접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견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일부 경력직 채용에서는 한 번의 면접에 여러 관계자가 참석해 채용 여부를 판단하기도 한다. 물론 이 역시 회사와 직무에 따라 다르고, 2차나 최종 면접을 별도로 진행하는 곳도 적지 않다.
내가 경험한 경력직 면접은 면접관 여러 명이 지원자 한 명을 평가하는 다대일 방식이 많았다.
보통 3~5명 정도의 면접관이 참석하는데, 구성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 채용 부서의 팀장급 관리자 1명
-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진 1~2명
- 인사팀 담당자 1명
- 경우에 따라 임원급 관리자 1명
여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 사람을 채용하더라도 직무 능력뿐 아니라 조직 적응력, 협업 방식, 처우 조건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력직은 신입사원과 달리 입사 후 비교적 빠르게 업무에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실제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면접관마다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다르다
면접을 보다 보면 면접관의 직급이나 역할에 따라 질문의 성격도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사팀 담당자는 주로 지원자의 성격이나 행동 방식, 과거 경험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이다.
“동료와 의견이 충돌했을 때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업무 중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이른바 행동 면접 질문(Behavioral Interview Questions)이다. 지원자가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특정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를 통해 조직 적응력과 문제 해결 방식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실무진은 조금 다르다.
지원자가 실제 업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입사 후 맡길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묻는다.
개인적으로 경력직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다. 결국 회사는 지원자의 경력 자체보다 그 경력을 통해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팀장급 면접관은 직무 능력과 함께 팀 전체의 관점에서 질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는지, 희망 연봉은 어느 정도인지, 팀의 업무 방식과 잘 맞을 수 있을지 등을 확인하기도 한다.
물론 출근 가능일이나 희망 연봉을 물었다고 반드시 합격에 가까워졌다는 뜻은 아니다. 채용 과정에서 모든 지원자에게 확인하는 일반적인 질문일 수도 있다.
임원이 참석하는 경우에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질문을 많이 하기보다는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조직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지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듯한 경우도 있었다.
다만 몇 분간의 인상만으로 사람을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첫인상과 직관이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그것이 반드시 좋은 채용 판단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면접은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결정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경력직 면접에서 가장 흥미롭게 느낀 부분이다.
면접실 문을 열고 들어가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첫 질문에 답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지원자의 말투, 자신감, 경력을 설명하는 방식, 질문을 이해하는 능력 등이 짧은 시간 안에 드러난다.
특히 경력직은 이미 제출한 이력서에 경력과 주요 업무가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다. 면접관들도 지원자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 대략 알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면접에서는 이력서에 적힌 내용을 다시 읽는 것보다 실제로 대화해 보면서 그 사람의 역량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해진다.
내 생각에는 이 과정에서 면접관의 첫인상도 상당히 빠르게 형성되는 것 같다.
물론 첫 질문만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지원자가 자기 경력을 얼마나 명확하게 설명하는지, 함께 일하기에 편안한 사람인지에 대한 초기 판단은 비교적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경력직 면접은 준비한 답변을 얼마나 잘 외웠느냐보다, 실제 업무 경험을 얼마나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
경력직 면접 결과는 정말 당일 결정될까?
나는 경력직 면접을 마친 직후 이미 합격, 보류, 탈락이라는 큰 방향이 정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후보자를 면접한 뒤 면접관들이 의견을 나누면 누가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직무에 꼭 맞는 경험을 가진 지원자가 나타난다면 그에 대한 평가가 빠르게 모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면접관들이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해서 곧바로 최종 합격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원자의 면접이 남아 있을 수 있고, 인사팀 검토나 임원 승인, 내부 결재, 연봉 협의 같은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내가 말하는 ‘당일 결정’은 최종 채용 절차가 그날 모두 끝난다는 뜻이 아니다.
면접 당일 이미 지원자에 대한 선호도나 평가의 큰 방향이 정리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이 차이는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합격 연락은 보통 언제 올까?
경력직 면접을 마치고 나면 가장 궁금한 것이 합격 연락 시점이다.
내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채용 절차가 간단하고 내부 의사결정이 빠른 회사일수록 결과 통보도 빠른 편이었다.
면접 다음 날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고, 며칠 안에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일주일 이상 연락이 없는 경우도 있다.
나는 면접 결과가 늦어질수록 기대감을 조금 낮추고 다른 채용에 집중하는 편이 마음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면접 후 3일이나 일주일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불합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회사마다 채용 일정이 다르고, 다른 면접이 진행 중이거나 내부 승인 절차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결과 통보가 늦다고 해서 반드시 지원자에 대한 평가가 나빴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국 연락 시점은 합격 가능성을 추측하는 하나의 단서일 수는 있어도 확실한 판단 기준은 될 수 없다고 본다.
합격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
경력직 채용 결과가 늦어지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는 회사가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싶은 지원자와 처우 협의를 진행하면서 다른 후보자에 대한 결정을 보류하는 경우다.
1순위 후보자에게 입사 제안을 했지만 연봉이나 입사 시기 등의 문제로 협의가 결렬될 수도 있다.
지원자가 다른 회사의 제안을 받아 입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회사가 다른 후보자에게 연락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것이 결과 지연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채용 부서의 일정이나 내부 승인, 채용 계획 변경 등 지원자가 알 수 없는 변수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결과가 늦어진다고 해서 혼자 여러 가지 상황을 상상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면 문의해도 될까?
나는 문의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면접 당시 결과 발표 일정을 구체적으로 안내받지 못했다면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인사팀에 정중하게 연락해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면접을 본 지원자는 그 회사에 입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일정을 조정하기도 한다.
결과 발표 시점을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다만 회사에서 이미 결과 발표 예정일을 안내했다면 그 날짜까지는 기다리는 편이 좋겠다.
예정일이 지났는데도 별다른 연락이 없다면 짧은 문자나 이메일로 일정을 문의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한 번 정도 정중하게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연락을 반복하거나 답변을 재촉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면접을 여러 번 볼수록 오히려 자연스러워진다
경력직 면접을 준비할 때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고 싶을 것이다.
특히 꼭 입사하고 싶은 회사라면 그 마음이 더 커진다.
하지만 지나치게 간절한 마음으로 면접에 들어가면 오히려 준비한 답변을 완벽하게 말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질문 하나에 대답을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다음 질문에서도 긴장하게 된다.
반면 면접을 여러 번 경험하다 보면 질문에 답하는 방식도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
어떤 질문이 자주 나오는지 알게 되고, 자신의 경력에서 무엇을 강조해야 하는지도 정리된다.
무엇보다 면접을 단순한 평가가 아닌 대화로 받아들이게 된다.
회사도 바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을 찾고 있고, 지원자 역시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찾는 과정이다.
서로의 조건이 맞는지 확인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여유가 생긴다.
개인적으로 경력직 면접은 결국 대화라고 생각한다.
많이 외운 사람이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니고,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반드시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상대방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이 끝났다면 다음 기회를 준비하자
면접을 마치면 누구나 결과를 기다린다.
그 회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합격 연락이 오기를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면접이 끝난 뒤에는 지원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아쉬웠던 답변을 복기하고 다음 면접을 준비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이미 끝난 면접을 며칠씩 곱씹는다고 결과가 바뀌지는 않는다.
특히 이직을 결심했거나 퇴사 후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다면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다른 회사에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 회사의 결과에 지나치게 기대를 걸면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실망도 커진다.
반대로 여러 기회를 계속 만들어 두면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도 조금은 편해진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하다.
면접은 최선을 다해 준비하되, 면접이 끝나면 결과에 너무 매달리지 말자.
합격할 회사라면 연락이 올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기회를 찾으면 된다.
경력직 면접은 누가 더 뛰어난 사람인지를 가리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회사와 그 직무에 누가 더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면접이 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는 없다.
그래도 면접 경험이 쌓일수록 다음 기회를 더 잘 준비할 수는 있을 것이다.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