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이후 시작된 가치관 및 삶의 변화
어느새 30대 중반이 지나가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의 가치관 및 삶이 조금씩 변해 가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좀 더 외적인 것과 주위 인간관계에 좀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다면 현재는 남의 시선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좀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대에 집중했었던 외적인 부분과 인간관계
개인적으로 삶에 있어서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아기 때에는 부모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 10대에는 친구들 위주로 관계가 이루어 집니다. 20대때에는 이성, 꿈 및 미래 모두 뒤엉켜져 있는 시기라고 봅니다.
이러한 각 시기에는 관심 있는 분야에 여유가 있는 한 가능한한 많은 에너지를 쏟아 최대한 다양한 경험해 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 시기에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때를 놓쳐서 하면 그 정도의 즐거움 및 가치를 못 느낀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어릴 때 공부를 열심히 해야 나중에 돈을 많이 벌고 고생을 덜한다고 합니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잘 노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10대 및 20대 때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 및 이성과의 교제 경험이 거의 없다가 나중에 30대때 한풀이식으로 이상한 방향으로 그 욕구를 푸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시기에 맞는 효용가치의 중요성
대부분의 사람들이 20대 또는 30대 초반에 첫 차 및 수입차를 구매했었던 그 만족감이 나중에 50대가 되어서 포르쉐를 뽑았단 만족감보다 훨씬 크다고 말합니다. 포르쉐 911이 목표였던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50대가 되어서 포르쉐 911을 뽑았더니 그 만족감이 하루만 가고 그 다음날 되니 큰 느낌이 안왔다고 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저는 그런 경험까지는 아직 해보지는 못했지만 20대때 갔던 해외여행에서 느끼던 그 재밌고 희열 느끼는 감정들이 이제는 여행 간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맞는 듯 합니다.
20대에 느꼈던 즐거운 행위(여행, 취미생활, 자동차 및 기타)와 동일한 수준의 만족감을 40대에 느끼려면 비용적으로 10배는 넘게 써야 그 비슷한 감흥이 올까말까하고 아무리 돈을 많이 써도 그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젊을 때 돈을 아끼고 미래를 향해 투자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언제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투자의 밸런스를 잘 잡아서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0대 중반이 되어서 내가 구매하지 않는 것들
- 옷, 신발 및 악세사리
20대에는 옷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청바지, 코트 및 블레이저 등 유명 브랜드 제품 위주로 옷을 샀었습니다. 좋은 옷을 입는 것 자체도 좋아했지만, 옷을 사는 것 자체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직접 매장에 가서 옷을 사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옷을 사기도 했습니다. 특히, 유명 브랜드 제품 같은 경우, 할인이 들어가거나 아니면 인기 모델 품절 직전에 브랜드 매니저에게 연락이 와서 옷을 사면 왠지 좋은 물건을 싸게 산 느낌도 들고 인기 모델을 운 좋게 구매했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런 행위 자체에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또, 20대에는 친구 관계 및 이성에 큰 관심이 많은 시기였기 떄문에 좋은 옷을 입고 외출을 하면 왠지 자신감이 올라가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주로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의 옷을 선호했으며 유행 타는 스타일보다는 기본 스타일 옷을 사는 것을 선호했으며 관상용으로 옷을 사는 편에 속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흘러가다 보니 기본 흰 색 및 블랙 티셔츠 위주로 옷을 입게 되고 겨울에도 같은 옷을 입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옷을 더 이상 구매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집에 개인적인 드레스룸을 따로 가지고 있으며 아직도 옷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예전에는 코트에 빠지게 되면 전통적인 코트 스마일 및 원단, 컬러별로 코트를 사거나 가죽 자켓에 빠지면 스타일별로 하나씩 구매했었습니다.
현재는 무지 티셔츠, 기본 셔츠, 블랙 슬랙스 및 청바지 위주로 거의 같은 옷으로 입게 되고 과거에 산 옷에는 손이 가지 않는 편입니다. 신기하게도 옷장은 가득 차 있는데 입을 옷은 많이 없고 항상 같은 옷을 입게 되는 것 같습니다.
30대 중반이 넘어서는 남들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되면서 가정에 집중하는 경향도 큰 것 같습니다. 아이가 어려서 육아를 하다보면 당연히 외출할 때에도 편한 옷만 찾게 되는게 현실인 듯 합니다.
- 게임 및 영화 등 엔터테이먼트 관련 상품
10대에 스타크래프트, 포트리스 및 리니지 등 PC전용 게임을 즐겨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은 하지 않았으며 모바일 게임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10대 및 20대 초반까지 재미있게 하던 게임이 군대 갔다와서 20대 중반이 되자 더 이상 재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20대 중반 부터는 게임 보다는 학교 생활 및 다른 액티비티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을 해서 강제적으로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가 게임에 완전 중독 수준이 아니면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게임에 흥미를 잃어가서 적당한 방임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20대 중반 넘어서 영화관에는 종종 갔었습니다. 4D 영화로 개봉 기대하던 영화를 보고 외식을 하면 하루가 즐겁게 지나가곤 했었습니다. 30대가 되자 영화 자체에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한국 영화 같은 경우에는 10분 정도만 봐도 다음 줄거리가 예상이 되었고 헐리우드 영화도 대부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스토리가 없는 ‘아저씨’ 또는 ‘존웍’ 같은 액션 영화를 더 재밌게 보곤 했습니다.
현재는 넷플릭스 및 다른 OTT 매체로 미디어를 접하기 때문에 영화관 관람객 수 자체가 확 줄어들어 5년 또는 10년뒤에는 추억의 장소로 변할 것 같습니다. 어떻해 보면 정말 트렌드가 바뀌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 시계 및 레고 등 수집성 상품
저에게는 수집성향이 있는 듯 합니다. 옷도 입을 목적으로 구매한 것보다는 수집 및 소유욕을 구매한 옷이 더 많은 것 같고 옷장을 채워나가는 재미로 옷을 구매했던 것 같습니다.
레고도 마찬가지입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레고에 흥미가 생겨서 제품을 구매하곤 했습니다. 주로 만들고 나서 부피가 큰 시리즈를 사서 모으곤 했었습니다. 레고를 사서 조립하는 과정에 재미를 느끼기 보다는 인기가 많아 품절 가능성이 높은 제품 또는 품절된 제품 위주로 구매를 했었고 레고 시티 모듈러 제품 같은 경우네는 뜯지 않고 박스채 보관하는 제품도 많았습니다. 레고 하나 뜯어서 조립하면 8시간 걸리는 제품도 수두룩 합니다.
시계는 일단 고가의 제품이라 재정적 상황이 뒷받침 되어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한, 시계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점점 눈의 높아져서 롤렉스 이상급의 시계로 자연스럽게 관심사가 넘어가고는 합니다.
롤렉스 시계 하나를 마지막으로 구매하고 나서 시계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고 시계 차고 외출하는 날도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욕구를 어느정도 채워줘야 욕심 자체가 사라지는 듯 합니다.
30대 중반 이후 변화하는 소비패턴 및 가치관 변화
시간은 언제나 빠르게 흘러가고 제 자신의 기본적인 생각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저의 소소한 행동을 보면 저의 삶의 기본 가치관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저도 정말 아직 저의 기본 마인드는 20대 같고 나중에 50대가 되도 이러한 기본 마인드는 그대로 20대에 머무를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좀 더 외적인 것과 남의 시선에 관심을 두었다면 30대 중반이 넘어가고 결혼을 하면서 차츰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면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라는 말처럼 인생을 살면서 나이 및 때에 맞는 관심사에는 시간 및 돈을 투자해서 자기 능력 범위 안에서 최대한 즐기는 것이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하고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 시간이 좀 더 흘러 40대 중반이 넘어서고 50대에 접어들면 제가 오늘 썼던 이러한 소비패턴 및 가치관에도 또다른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